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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형제인데 서로가 너무 싫다고 합니다

by 톨톨파파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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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입장에서 사이좋게 지내는 형제를 보는 것은 모든 부모의 기쁨일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싸우고, 서로 없었으면 좋겠다고 으르렁거리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한배에서 나온 아이들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식을 많이 낳았던 시절에는 형제간의 갈등이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저절로 해소되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요즘같이 형제가 많지 않을 때는 아이에게 상처가 남을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부모가 미리 좋은 형제 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형은 형 동생은 동생, 개별화가 첫 번째 해결책

주위에 보면 부모들을 보면 형제 관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부모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동딸, 외동아들은 혼자이기 때문에 외롭긴 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어 좋은 면이 있습니다. 형제가 셋만 되어도 형제간 갈등이 심해지지 않습니다. 둘이 싸움이 붙으면 한 명이 중재자로 나서게 되어 서로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싸움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경우입니다. 어느 정도 자라면 서로 의지가 되어 좋지만 어렸을 때는 사사건건 싸우는 통에 두 아이의 싸움을 말리다 보면 하루가 다 갈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이좋은 형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사이좋은 형제를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형과 동생을 개별화시키는 것입니다. 부모 대부분은 형제를 같은 학원에 보내거나, 같은 학교에 보냅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필요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부모가 편해지고자 선택한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같은 곳에 보내면 아이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지만 둘 사이를 악화시킬 여지도 많습니다. '누구의 동생', '누구의 형'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입견 때문에 형제의 경쟁심을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형제끼리는 같은 학교에 보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동생보다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형을 보호해 주기 위함입니다, 산만해서 말썽을 자주 일으키곤 했던 형에 비해 동생은 눈치가 빠르고 똑똑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두 아이를 같은 학교에 보냈다면 형은 동생과 비교당하는 것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입니다.

형제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개별적인 존재입니다. 아무렇게나 모아놓은 초등학교 아이들처럼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가 서로 기질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며 사이좋게 지내려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부모의 편의에 의해 두 아이를 묶어서 생각하기보다는 따로 떼어서 각자에 맞는 교육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이를 같은 학교, 같은 학원에 보낸다면 두 아이는 하루 24시간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형제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재능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도 방해가 됩니다. 사이좋은 형제 관계를 만들려면 두 아이가 서로 의식하고 비교하게 되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큰아이에게 동생을 맡기지 마세요

부모가 두 아이를 같은 학원에 보내고 같은 학교에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큰아이가 동생을 돌봐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두 아이를 보내며 큰아이에게 "동생 잘 데리고 다녀야 해"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큰아이에게나 동생 모두에게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일입니다.

아직 큰아이는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을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제 관계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관계입니다. 형 입장에서는 그동안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불쑥 동생이 나타나 혼자 받던 사랑을 나누어 가지려고 합니다. 동생 입장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형이 있어서 한 번도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한 억울함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면 두 아이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인데 거기에 동생을 돌보라고 하면 큰아이는 미치려고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규칙을 지키는 것을 지상과제로 생각하는 때라 초등학교 2 아이에게 동생을 맡기면, 융통성 없이 규칙만을 강조하며 굉장히 엄하게 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게다가 부모보다 더 무섭게 동생을 학대하는 일도 있습니다. 동생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한 일입니다. 큰아이에게 부모 노릇을 맡기면 큰아이는 동생을 다스리느라 힘들어하고, 동생은 형에게 당하느라 힘들어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이좋은 형제의 사춘기

형과 동생을 개별화하고, 형에게 동생을 맡기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만 지켜도 형제간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어린 시절을 잘 보낸 형제·자매는 사춘기만 돼도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한 가정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동생이 고학년이 되고 형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둘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동생은 형에게서 전화가 오면 자기 방으로 가서 1시간씩 통화를 하곤 합니다.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고, 게임 이야기도 하고, 엄마 아빠한테는 말할 수 없는 고민도 나누며 둘만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가정도 있습니다.

이것이 잘 자란 형제의 모습입니다. 어릴 때에는 경쟁 관계를 형성하지만 커가면서 서로 가치관을 공유하며 의지하는 동반자 관계가 됩니다. 형제 관계의 소중함을 알게 된 동생은 미국에서 대학생 형과 의형제를 맺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동생밖에 없어서 너무 슬펐는데 미국에서 의형제지만 형을 만드니 의지도 되고 도움도 받을 수 있어 아주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나도 동생에게 든든한 형이 되겠다"고 말해 감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이좋은 형제 관계를 만드는 것은 이래서 중요합니다. 부모와 나눌 수 없는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존재,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존재, 누가 뭐라 해도 내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존재, 보고만 있어도 의지가 되는 존재. 형제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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